리뷰
 
[LP Player] SOTA / 소타 코스모스 IV + SME V 월간오디오  2012년 6월

압도적인 사운드로 제왕의 귀환을 알리다

글: 최윤욱
 
 
소타 턴테이블이 들어온다는 얘기는 들리는데, 정작 물건이 도착하지 않는 모양이다. 보내준다는 날이 미뤄지더니 원고 마감 날짜에 촉박하게, 턴테이블이 집으로 배달이 되었다.
 
한때 최고의 턴테이블로 칭해지던 소타의 코스모스라는 모델이다. 오라클 델피, 린 LP12, 미첼 자이로덱 같은 고만고만한 턴테이블이 시장의 대세를 장악하던 시절이 있었다. 소타의 코스모스는 이런 미들급 군웅이 할거할때 당당히 헤비급으로 제왕의 자리를 지켰던 턴테이블이다. 지금은 밀레니아라는 상급 모델이 있지만, 당시엔 코스모스가 소타의 최상급 모델이었다.

당시 코스모스를 제외한 헤비급 턴테이블로는 VPITNT나 베이시스 정도가 있을 뿐이었다. 상대적으로 크기는 작지만 소타 코스모스는 음질과 내용 면에서 TNT나 베이시스와 자웅을 겨루던 헤비급 턴테이블이다.

코스모스는 SME의 Ⅴ 톤암이 세팅된 채로 나에게 배달되었다. 코스모스는 상부 플린스가 회색 아크릴버전, 갈색 우드 버전, 흑단으로 된 블랙 버전이 있다. 이번에 시청에 사용된 제품은 장미목으로 보이는 갈색 버전이다. 시청을 위해서는 베이스 아래에 있는 플래터 고정 나사를 먼저 풀어야 한다. 나사를 풀기 위해 턴테이블을 기울였더니 작은 구슬이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어딘가에 채워 넣은 납 구슬이 내부에서 옆으로 흐른 것이다. 직감적으로 톤암 보드밑에 있는 납 구슬을 채우기 위한 빈 공간이 의심스러웠다. 톤암 보드를 들어내니 역시 암보드 앞부분에 납 구슬이 보인다. 여기에 채워졌던 납 구슬이 옆으로 흐른 것이다.
 

코스모스의 구조는 두께가 50mm나 되는 두꺼운 알루미늄 괴에 구멍을 내서 마치 벌집을 확대한 것같은 허니컴 구조의 베이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 베이스 위에 플래터를 받치는 베어링과 축받이를 마운트시킨다. 무게 배분을 위해 파진 구멍에 납이나 충진재를 적당히 채워 수평이 되도록 조정해서 출고시킨다. 톤암 보드 아래에는 톤암 무게에 따라서 사용자가 납 구슬을 적당히 채워서 수평을 맞추도록 되어 있다. 납 구슬을 채워 수평을 맞출 때 그냥 납 구슬을 넣지 말고 여성용 스타킹 같은 것에 채워서 넣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앞서 말한 대로 턴테이블을 비스듬히 기울이면 납 구슬이 흘러서 옆의 홀에 들어가게 된다.

소타 코스모스는 두 번 정도 분해·조립을 해본 경험이 있다. 처음 분해할 때는 방법을 몰라서 플린스를 들어내기까지 3시간이나 걸렸다. 그 때의 고생했던 기억 때문에 다시는 분해하고 싶지 않았는데, 부득이 분해를 해야만 하는 사정이 생겨서 두 번째 분해를 했다. 정확히 말한다면 분해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방법만 알면 쉽게 분해가 가능하다. 정작 어려운 것은 조립이다.
본체와 플린스를 연결하는 스프링 지지대를 조립하기가 쉽지 않다. 플래터를 분해하는 것은 전용 공구가 있어야 하기에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분해 조립이 쉽지 않지만 어쩌겠는가? 납 구슬이 흘렀으니 그걸 찾아서 제자리에 돌려놓으려면 플린스를 분해하는 수밖에 없다. 기본 구조는 같지만 구형에 비해서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분해해서 납 구슬을 다 골라서 제자리에 넣고 재조립하는 과정이 전보다는 쉬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코스모스의 플래터는 공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아크릴과 알루미늄의 복합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플래터는 Sota Cosmos SeriesⅣ 회전 관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플래터의 바깥쪽에 납을 충진해서 플래터의 무게가 7kg에 이른다. 이런 무거운 플래터는 충분한 회전 관성을 확보해서 여유 있고 안정적인 사운드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거운 플래터는 음을 안정화시키는데, 아주 효과적이지만 베어링에 과도한 에너지가 집중하게 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런 문제를 소타에서는 모델 이름에 나왔듯이 사파이어 같은 보석을 베어링에 사용해서 마찰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사파이어 같은 보석은 경도가 아주 높아서 마찰은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충격에 대한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그래서 플래터에 가해지는 크지 않은 충격에도 베어링이 깨지는 사고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소타에서는 플래터를 고정시키는 나사를 베이스 밑면에 배치해서 플래터에 가해지는 충격이 베어링에 직접 전달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동 시에는 베이스 밑면에 있는 두 개의 나사를 조여서 플래터가 움직이지 않게 해야만 한다.
 

코스모스의 설계 콘셉트를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한다면, 공진 억제라고 할 수 있다. 플래터도 아크릴과 알루미늄을 복합적으로 사용해서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하지 않도록 했고 톤암 베이스도 아크릴과 알루미늄을 샌드위치 구조로 적층해서 공진을 억제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진공 흡착 기능을 사용해서 LP판을 무거운 플래터와 밀착시킴으로써, LP와 플래터가 한 몸이 되게 했다. 이런 설계 덕분에 코스모스는 미들급 턴테이블과는 다른 헤비급 턴테이블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사실 코스모스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과 지금과 많이 다른 게 사실이다. 요즘은 억대를 훌쩍 넘는 슈퍼 헤비급 턴테이블이 즐비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재의 시점에서 20년 전 제왕으로 군림했던 코스모스라는 턴테이블을 접하는 감회는 남다르다. 당시에 느꼈던 감흥과는 다른 관점에서 코스모스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요모조모 자세히 상대적으로 냉정한 눈으로 코스모스의 내부를 자세히 살폈다.
한참을 살펴도 현재의 슈퍼 헤비급 턴테이블에 비해서 단점으로 지적될 만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굳이 트집을 잡자면 모터의 품질이 최정상의 코아레스 BLDC 모터에 비해서 약간 처지는 정도다. 모터의 품질이 억대를 호가하는 최근의 슈퍼 헤비급 턴테이블에 비해서는 약간 밀리지만, 어쿠스틱 솔리드의 모터보다는 분명히 한수 위다.
 

보통의 미들급 턴테이블이 중역의 질감과 고역의 하늘거리는 매력을 장점으로 삼을 때 코스모스는 깊고 무거운 저음을 바탕으로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대역 밸런스를 보여주었다. 특히 SME의 Ⅴ 톤암을 조합시키면, 어떤 조합에서도 들을 수 없는 초저음의 세계를 맛볼 수 있다. TNT의 다소 부푼 듯한 중간 저역대의 소리도 아닌, 베이시스의 차분한 느낌의 저음도 아닌, 피라미드를 연상시키는 놀라운 저음을 보여준다. 저음이 워낙 깊고 탄탄하다 보니 고음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느껴질 정도다. 나도 저음을 좋아하지만 코스모스와 SME Ⅴ 톤암이 보여주는 저음의 깊이엔 할 말을 잃고 만다.
보편적인 대역 밸런스를 기준으로 한다면 저음이 풍성한 SME Ⅴ 톤암보다는 309 톤암이 오히려 균형 잡힌 대역 밸런스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Ⅴ 톤암 세팅 시에는 댐핑 오일을 상대적으로 적게 넣고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그러나 음에 대한 선택은 사용자 본인의 취향이니, 그저 참고만 하기 바란다.
아날로그에서 저음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궁금하다면 소타의 코스모스를 들어보기 바란다. 가격도 요즘 천정부지로 오르는 헤비급 턴테이블의 가격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코스모스의 등장은 가히 제왕의 귀환이라 칭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