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Integrated Amp.] SUGDEN / A21 Series 2 Integrated Amplifer 월간오디오  2013년 11월

질감과 밀도를 유지시켜 음악의 맛을 잘 살리다

글: 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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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합은 수입사에서 테스트를 해 보고 추천한 매칭이다. 아마 상당한 자신감을 가진 매칭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ATC 스피커는 사용하기가 좀 어렵다. 3극 진공관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때 소리가 잘 난다는 허위 정보(?)를 믿고 ATC의 제품을 들여놓았다가 실패한 경험이 아직 잊히지 않고 있는데, 이 ATC의 꼬맹이 스피커 스펙을 보니 8Ω이긴 해도 감도가 85dB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통상의 소형기보다도 더 체구가 작아서 앙증맞을 정도이다.

수입상에서는 당연히 출력이 좀 높은 앰프를 보내 왔을 것이라 생각하고 확인해 보니 서그덴의 인티앰프는 출력이 고작 23W.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건 소리가 제대로 날 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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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그덴은 영국에서 출범한 지 40년이 넘는 메이커인데, 영국의 분위기답게 하이엔드보다는 건실한 홈 오디오 기기 제조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곳이다. 서그덴의 제품들은 국내에서 선을 보인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처음 발음을 수그덴인지 서그덴인지 주장이 다르기도 했지만, 독특한 이름은 물론이고, 인티앰프로는 보기 드물게 단아한 외모와 함께 성능이 또 상당해 단기간 내에 지명도를 높이고 있는 레이블이다. 이곳에서는 앰프뿐만 아니라 CD 플레이어와 스피커를 포함, 종합 오디오 제품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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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칭된 CD 플레이어는 정공법으로 만든 제품으로 안정적인 사운드와 성능을 지닌 유행을 타지 않는 정통 음악 전용기다. 앰프도 마찬가지. 타사와 차이점은 소출력이지만 A급 회로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는 점. 가격이 다소 높은 IA-4가 있고, 회사 창립 때부터 A21 시리즈를 줄곧 계승해 오고 있는데, 30W 출력의 A21SE와 그보다 낮은 출력의 본 시청기가 주력기이다. 이 앰프들은 여러 디지털 소스 기기를 연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음악은 헤드폰을 끼고 USB 단자에 노트북을 연결해서 듣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유럽에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인지 정통 라인을 따르고 있어서 컴퓨터 용도의 잡다한 기기를 연결하는 음악만이 최신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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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ATC의 엔트리급 모델로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무게가 확연히 줄어든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SL 우퍼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인상적인데, 이 영향 덕분인지 이전 작보다는 다소 밝아진 느낌으로 울리기도 한결 쉬워진 듯하다.

현재 ATC는 B&W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고 있는 스피커이며, 아마 오디오 마니아라고 한다면 한 번쯤 ATC를 써 보았거나 계획하고 있을 터이다. ATC의 정통적인 소리는 중역의 밀도가 강해서 흔히 팝이나 재즈의 모니터라고 불리며, 저역의 끈적끈적한 소리도 독창적이라 할 만하다. 그 점이 장점이기도 하고, 또 단점이라 평가받기도 하는데, 그 끈적끈적한 느낌이 본 시청기에서는 원천적으로 배제되어 있다. 그 끈적거림을 끌어내기 위해 대출력의 파워가 필요하지만, 본 시청기는 그런 단계 없이 ATC 본연의 소리를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사실 ATC 사운드라는 것은 이 독특한 우퍼 유닛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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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수 영국제의 조합에서는 어느 쪽이 핵심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스피커나 앰프가 저 혼자 잘났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절묘한 조합과 궁합으로 보기 드문 앙상블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앰프의 출력 부족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우였던 셈이다. 이럴 경우 스피커보다는 앰프의 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과거 미국제의 명기로 알려져 있던 350W 출력의 제품을 써 봤지만 어찌된 셈인지 음장감이라는 것이 마치 미니어처 정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것도 감도가 높은 JBL 스피커와 매칭했을 때의 경우이다. 설계 방식에 따라 그런 경우가 흔하다는 것을 이제는 터득했지만, 이 작은 순 A급 앰프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어서 놀랍다. A급이라고 해도 과거의 A급처럼 발열이 심각한 정도는 물론 아니다. 한동안 구동했지만 알맞게 상판이 따스한 그런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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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나 앰프 모두 음악의 세부를 정밀하게 표현하려는 목적보다는 자연스러운 질감과 음악의 밀도를 유지시켜 음악이 주는 맛깔스러움을 완성하려는데 있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음악이 울리는 순간부터 대만족. 끈기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끈기의 전통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다른 스피커와 견줄 바가 아니며, 거기에 선열함과 강렬함이 대단하다. 현은 미세한 두께를 가지고 풋풋하게 떠오르며, 소형기의 특색인 직접 음이 대단한 입체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과거 이 스피커보다도 더 대형기인 톨보이 모델을 들으면서 느꼈던 청량감과 혀에 남는 달콤한 끈기 같은 것이 유감없이 재현된다. 이보다 더 금액을 투자해 단계를 높인다 해도 이런 맛이 동일하게 유지될지는 의문이다. 완벽에 가까운 매칭이다. 수입상의 안목에 감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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