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eadphone] STAX / SRS-002 http://blog.naver.com/luric  2013년 3월

스탁스(Stax) SRS-002, 자연스러움에 중저음 더해주기

글: 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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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루릭 ( http://blog.naver.com/luric , @LuricKR )

*SRS-002의 청음 세트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터블 CD 플레이어 : Sony D-E660
포터블 MD 플레이어 : Sony MZ-1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 : Apple iPhone 4S
DAP : Hisonus livOn HSP-M1 (192kHz, 24bit FLAC 파일 사용)
(미니 케이블은 모두 차이로님 자작 제품 사용)


휴대할 수 있는 스탁스

요즘 시대의 흐름은 역시 모바일입니다. 스마트폰과 이어폰, 헤드폰만 가지고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기기 특성상 실내용 헤드폰 시스템만 만들어오던 일본 스탁스(Stax)도 이 트렌드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에디파이어에 인수되면서 자금적 여유를 찾았다해도 역시 변화는 꼭 이뤄져야 하는 겁니다. 오늘 살펴볼 정전식 인이어 스피커 SR-002와 휴대용 드라이버 유닛 SRM-002의 세트, 'SRS-002'는 그 첫 걸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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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탁스의 정전식 헤드폰 시스템을 인이어 타입으로 작게 만들고, 드라이버 유닛도 휴대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정전식 헤드폰은 전용 드라이버 유닛이 있어야만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스탁스는 휴대를 위해 제작된 SRS-001 MK II를 판매해왔는데, 이것의 개량형 제품으로 봐도 좋겠습니다. 이어스피커의 외관이나 성능은 동일하지만 드라이버 유닛의 외형이 한결 작고 깔끔해졌거든요. 하지만 여전히 유행에 맞는 디자인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기만해도 뭔가 매니악한 느낌이 사르르 밀려오는 겉모습이 특이합니다. 드라이버 유닛의 입력은 딱 하나, 3.5mm 스테레오만 가능하므로 이 규격에 맞는 미니케이블을 통해 뮤직 플레이어와 연결해야 합니다. 아이팟에 포터블 헤드폰 앰프를 연결해봤다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미니케이블은 번들 제품이 하나 들어있으나 되도록 커스텀 케이블로 교체하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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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연결해서 사용합니다. CDP, MDP는 3.5 to 3.5의 미니 케이블을 사용했습니다."

스피커 유닛은 헤드밴드에 끼워서 헤드폰처럼 써도 되고, 그냥 커널형 이어폰처럼 귀에 꽂아서 들어도 됩니다. 그러나 스피커 유닛만으로 귀에 안정적으로 착용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대부분 헤드밴드를 사용하게 될텐데, 이 헤드밴드의 장력이 꽤 강해서 1시간 이상 착용하면 귓구멍 주변의 압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는 헤드밴드를 양손으로 크게 잡아당겨 간격을 벌려주면 한결 편해집니다. 그냥 금속 재질이기 때문에 벌려진 헤드밴드를 다시 오므리는 것도 가능하니 안심하고 조절해봅시다. 그리고 스피커 유닛은 오픈타입이기 때문에 차음 효과는 아예 없다고 보는 게 마음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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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투명한 감각, 포근한 중저음

저의 스탁스 경력(?)은 작습니다. 예전에 AKG K1000을 빌려주신 분으로부터 SR-404 + SRM-300 세트를 약 1개월 간 빌려서 1주일 정도 사용했을 뿐입니다. 아직 SR-007이나 009 같은 것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잘하면 나중에 수입사로부터 빌려 들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SRS-002의 모태가 되는 SRS-005 세트(SR-003 + SRM-212)는 2011년 7월 25일에 구입해서 2012년 9월 초반까지 사용했습니다. 항상 책상 위에 설치해놓고 주로 휴대용 CDP인 D-E660의 라인아웃에 연결해 듣곤 했지요. 그렇게 오랫동안 익숙하게 기록된 SRS-005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 SRS-002는 거의 소리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드라이버 유닛이 거치형에서 포터블 타입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나 음색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SRS-002의 소리를 듣고 글로 쓰는 것은 새로운 것을 하나씩 감지하며 분석하는 과정이 아니라 예전의 추억을 기록하는 지극히 친숙한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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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S-002 세트는 스탁스 제품 중에서는 가장 작은 지름의 스피커와 가장 작은 드라이버 유닛을 사용하지만 기본적인 정전식 헤드폰의 특성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머리로 해석되는 소리의 특성은 약간 다른데, 일단 기본 성능(해상도, 분리도 등)은 SR-404 + SRM-300 세트보다 덜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고음역이 덜 샤프하며 중저음역은 더욱 굵고 포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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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차이점은 소리가 피로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SR-404 + SRM-300 세트는 음악을 오래 들으면 너무도 많은 정보량과 고음의 자극이 쌓여서 피곤한 느낌이 있었는데, SRS-002는 고음 중 일부 영역이 억제되어 한결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이로 인해 선명도의 희생이 생겼지만 정전식 스피커를 귓구멍에 바로 꽂은 상태로 듣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좋은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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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부분은 모두 제가 예전에 작성했던 SR-404 + SRM-300 세트의 청음 결과를 복사 붙여넣기해도 좋을 정도로 유사합니다. 스탁스는 비사용자로부터 '매니악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실제로 스마트폰이나 포터블 뮤직 플레이어 + 아웃도어용 헤드폰 구성으로 비트가 강하거나 왜곡이 많은 소리를 들어온 사람들은 스탁스 사운드로부터 강한 이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말 할 것도 없이, 제가 처음에 그랬습니다. 저는 누구보다도 소리에 대한 재해석과 개성 부여, 즉, '왜곡'에 대해 관대하며 오히려 더욱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왜곡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레코딩된 음을 최대한 필터링하지 않고 청자의 귀에 전달하는 원음의 재생, 가장 평탄하게 형성된 소리 역시 사람의 감정을 흔드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음 아니면 왜곡 - 이런 식으로 갈라놓고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스탁스를 처음 듣고 느끼는 이질감은 금새 새로운 경험으로 바뀌고, 자신이 들어왔던 이어리시버가 무엇을 걸러내고 강조해왔는지 깨닫게 해줄 것입니다. 맑고 투명한 음과 1:1로 마주보는 경험을 언젠가 꼭 겪어보길 권합니다. 물론 자신이 감성적으로 왜곡된 음을 좋아한다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스탁스 사운드와 대면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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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S-002는 기본적으로 소리를 꾸미지 않습니다. 스피커를 제작할 때 평탄한 소리를 내도록 만들었는데, 고음역 일부가 억제됐고 저음은 초저음역까지 평탄하게 나오도록 해놨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첫 인상에서 '저음형 소리'로 느낄 확률이 높겠습니다. 지극히 중립적이고 투명한 음색을 가지되, 중저음 쪽은 굴곡이 거의 없이 완만하게 강조된 인상을 줍니다. 저음형 사운드보다는 '플랫의 기본에서 중저음이 약간 강조된 소리'로 보는 것이 더 구체적이라고 할까요.

또한 이것이 과연 인이어 헤드폰인지 풀사이즈 헤드폰인지 헛갈릴 정도의 스테이징과 개방감에 놀랄 것입니다. SR-002의 스피커 지름은 외부까지 포함해서 30mm 정도인데 보통 풀사이즈 헤드폰들의 스피커 지름이 40~50mm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편입니다. 스피커 지름과 사운드 퀄리티는 딱히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찌됐든 SR-002 인이어 '스피커'는 기존 이어폰들과는 확연히 다른 넓이의 공간을 묘사해주었습니다. 게다가 스피커 뒤쪽의 1/4 정도가 개방된 구조라서 거의 오픈형 이어폰이나 다름 없는 개방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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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음역의 왜율이 낮으며 응답 속도 역시 정확합니다. 특히 저음의 타격감과 마무리가 무척 깔끔하고, 건조하지 않으면서 깊고 부드러운 질감을 전달합니다. SR-404 + SRM-300보다는 더욱 양이 많고 약간 왜율이 높은 저음이라고 생각되나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닙니다. 소리의 밀도가 높은데, 같은 음악을 들어도 질감에서 차이를 많이 느끼게 됩니다. 단, 잔향감이 적어서 소리를 들으며 귀가 촉촉해지는 듯한 감흥은 받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저음의 입자가 넓게 번지는 현상도 없기 때문에 약간 답답한 느낌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SRS-002의 가장 큰 특기는 '맑고 투명한 감각'이라고 생각됩니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극히 자연스러운 음색을 맛볼 수 있습니다. 소리가 왜곡되는 것이 싫다고 해서 중저음의 양감이 부족한 소리만 들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 물건은 왜곡감을 거의 제로에 가깝게 제거하면서도 중저음의 풍부한 양감으로 귀를 가득 채워줍니다. 손실 없는 저음의 재생이 저음 부스트로 인식되는 현상입니다.

단점이 될만한 것은 글 시작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이 제품은 소리를 전혀 꾸미지 않습니다. 중저음이 강조된 느낌이 들겠지만 그 또한 다른 헤드폰에 비하면 지극히 모범적인 수준이지요. 모든 음악 장르에 최적화되지만 어떤 음악 장르에 '특화'되지도 않습니다. 이어리시버로 기존의 음악을 새롭게 들어보겠다면 다른 제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다양한 음악을 원음에 가깝게, 이어리시버 선택의 고민 없이 편하게 듣겠다면 스탁스 제품을 골라도 좋겠습니다. SRS-002는 그 시작점입니다. 그리고 밖에서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스탁스 제품이기도 합니다.


*루릭이 들어본 Stax SRS-002의 소리는?
해상도 : 높음.
타격감 : 푹신하고 부드러운 저음 타격.
공간감 : 넓~~~~~~~~~~~~~~~~음.
치찰음 : 없음.
자연스러움 : 중저음에 살짝 기울어있으나 매우 자연스러운 편.
고음역 : 일부가 억제됐으나 여전히 선명하며 맑고 투명한 느낌.
중음역 : 굵고 가깝고 밀도가 높고 완만하게 다듬어진 중음.
저음역 : 초저음역까지 평탄하게 강조된, 든든하고 포근한 저음.


장단점 및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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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음악을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
전음역의 높은 해상도
넓고 개방된 공간의 묘사
매우 낮은 영역까지 정확히 전달하며 풍부한 양감을 가진 저음
맑고 투명한 감각의 고음
장시간 들어도 피로하지 않은 소리
뛰어난 밸런스
중저음의 왜율이 낮고 응답 속도가 정확함
정전식 스피커 소리를 휴대하며 들을 수 있음
 
BAD
드라이버 유닛을 함께 휴대해야 하는 불편함
차음이 되지 않으므로 밖에 나가더라도 실내에서 사용해야함
다른 스탁스 헤드폰에 비해 고음역 일부가 억제되어 있음
매니악한 외형 (스탁스! 새로운 모바일 디자인이 필요하다!!)
중고급형 풀사이즈 헤드폰에 육박하는 가격